해는 져도 아름다운데
해는
져도 아름다운데
우리
꼭 이겨야만 할까요?
정영수
1.
며칠 전 지는 해가
무척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보다
문득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.
그날 이후로
‘왜 해는 져도 아름다울까?’라는
질문을 종종 떠올려 보며 하늘을 보곤했습니다.
2.
질문 덕분에
자꾸 하늘을 보게 됩니다.
해가 뜰 때도 보고
해가 질 때도 봅니다
낮엔 해가 너무도 눈부셔
시선을 살짝 돌리면
파란 하늘과 구름이 눈에 들어옵니다.
밤에는 그 빈자리에
초승달이 곱습니다.
3.
가만히 보면
참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습니다.
해만 아름다울까요?
나뭇잎은 바람에 흔들리며
어찌나 반짝이고
나뭇잎을 스치고 지나가는
바람소리는 얼마나 상쾌한지
후두둑 쏟아지는 빗소리는
어찌 그리 시원하고
해가 들어간 빈 자리에
떠오른 초승달은 얼마나 고운지.
4.
이 아름다운 것들을
마음에 담아두고 싶어
요즘은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보곤 합니다.
두 손을 가슴에 모은 뒤
입으로 소리 내어 말하지요.
“하나 둘 셋 찰칵”
왠지 그렇게 하고 나면
내 마음 속 어딘가에 저장된 것 같아
든든한 기분이 듭니다.
내 마음도
그 아름다운 것들에
조금은 물든 것 같아
괜시리 기분이 밝아집니다.
내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아름다운 것들, 어떤 것이 있을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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